짐을 싸던 첫날, 저는 마음이 두렵기도 하고 묘하게 호기심도 생겼습니다. 이삿짐의 부피를 가늠할 때마다 지난 몇 년의 생활이 그 상자 안으로 차곡차곡 접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직장 일정과 어린이 등하교 시간이 겹쳐서 이사 날짜를 고르는 일부터 신경 쓰였습니다. 그래서 먼저 평일과 주말 견적을 각각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한 번은 같은 업체로부터 주중 견적과 주말 견적을 받아 비교했는데, 인력 배치와 이동 시간 때문에 주말 쪽이 40,000원가량 높게 나왔습니다. 이 수치는 제가 업체들에 직접 설명하고 받은 실제 비교 결과 중 하나였습니다.
다음으로 거리와 짐량을 기준으로 조건을 정리했습니다. 거리는 직선거리가 아닌 이동 시간과 주차 여건이 비용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예약할 수 있는지, 주차공간이 협소해서 사다리차가 필요한지 여부는 몇몇 견적에서 80,000원 안팎의 추가 비용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이사할 곳이 8층이었고 짐이 많아 엘리베이터 예약을 못 하면 인건비가 더 붙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실제로 한 견적서에는 계단 운반 수수료로 30,000원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이용 규정과 추가비용
공동주택에서는 엘리베이터 사용 규정과 관리사무소의 예약 절차가 비용과 시간에 영향을 미칩니다. 관리규약이나 단지별 운용 방침에 따라 사다리차나 별도의 대기 시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견적 문의 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 한국소비자원 https://www.kca.go.kr/

짐의 구성이 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커다란 가구가 많을 때는 분해·조립 비용과 포장 자재비가 늘어났습니다. 반면 책과 옷처럼 박스로 옮기기 쉬운 물건이 대부분일 때는 시간당 인력이 효율적으로 움직여 견적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저는 이사 전 가구별 가로세로높이를 재어 사진을 찍어 두었고, 그 정보를 견적 문의에 첨부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업체는 더 현실적인 인원 배치 계획을 제시했고, 몇 만원 차이로 이어졌습니다.
견적 비교 과정에서 날짜, 거리, 짐량 외에 확인한 항목들이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 예약 규정과 공동주택 관리규약, 이동 경로 상 주차 제한 여부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기 시간과 추가 비용의 원인이었습니다. 이사 하루 전 엘리베이터 예약 확인과 관리사무소에 주차 허가 요청을 직접 한 덕분에 당일 대기 시간이 줄어들어 전체 비용과 스트레스가 함께 낮아졌습니다. 또한 이사 후 청소를 별도로 맡길 것인지, 즉 이사청소를 포함할 것인지 결정하면 포장과 청소 일정 조율이 수월해집니다. 저는 이사 전후로 청소 범위를 분명히 해 견적 차이를 줄였습니다.
공동주택 관리규약과 주차 문제
공동주택의 관리규약과 주차 규정은 이사 당일 작업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관리사무소의 허가 절차를 사전에 확인하면 불필요한 대기와 추가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건물별 규정이 각기 다르므로 사전 연락이 권장됩니다.
출처: 국토교통부 https://www.molit.go.kr/

견적을 받을 때 유의할 점은 조건을 가능한 한 동일하게 제시하는 것입니다. 같은 작업 범위를 서로 다르게 설명하면 비교가 어렵습니다. 저는 포장 범위, 분해·조립 여부, 엘리베이터 사용 가능 여부, 주차 상황, 소형 가전의 탈착 여부 등을 목록으로 정리해 각 업체에 동일한 설명을 반복했습니다. 그 결과 몇몇 업체는 인원수를 조정해 다시 견적을 보내왔고, 숫자 차이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예컨대 같은 거리라도 이동 대기 시간과 왕복 횟수 예상치가 다르면 비용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제 경험에서 확실히 확인된 것은 예상치 못한 비용을 줄이려면 사전에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모아 전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실측 사진과 가구 치수, 엘리베이터 유무, 층수, 주차 가능 여부, 이사 시작 시간과 종료 예상 시간 등을 정리해 두면 업체도 좀 더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줍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직접 비교한 몇 건의 견적서를 보며 어떤 항목에서 금액이 갈리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교하면서 배운 것은 가격 자체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조건에서 어떤 서비스 항목이 포함되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평일 오전 시간이 가능하다면 이동이 원활한 경우가 많아 비용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삿짐이 많고 엘리베이터 사용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사다리차 같은 특수 장비 필요 여부를 미리 고려해야 추가 비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사 전 며칠을 여유로 남겨 세부 조건을 확인했고, 그 결과 당일 긴장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리면, 날짜, 거리, 짐의 특성, 건물 조건을 먼저 정리해 여러 곳에 동일한 조건으로 문의해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도 이 기준을 바탕으로 여러 견적을 받아 비교해 보시면 준비 과정이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